영세율로 신고해 온 해외 용역, 대금을 코인으로 받아도 0%가 유지될까요?
해외 고객 용역을 영세율로 신고해 왔는데, 대금을 비트코인으로 받으면 0%가 깨질 수 있습니다. 갈림길은 용역을 어디서 수행했는지입니다.
"이번엔 고객이 대금을 비트코인으로 보내겠다고 합니다. 외화 송금도 아니고 외화입금증명서도 없는데, 영세율 그대로 맞죠?"
지난 글에서 소개해 드린 사업자분이 얼마 전 다시 연락을 주셨습니다. 해외 고객의 의뢰를 받아 한국에서 시장조사 용역을 하고, 그 대가를 영세율(0%)로 신고해 오신 분입니다. 그동안은 모든 게 깔끔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한 건이 달랐습니다. 대금이 외화가 아니라 가상자산으로 들어온다는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대로 가지 못할 수 있습니다. 대금을 가상자산으로 받는 순간, 그동안 당연하게 적용해 온 영세율이 흔들립니다. 자칫하면 0%로 알았던 세금이 10%가 되어 고스란히 사업자 몫으로 남습니다.
지난 글에서 해외 고객에게 공급하는 용역의 영세율 요건 세 가지를 짚었습니다. 고객이 국내사업장 없는 비거주자 또는 외국법인일 것, 용역이 법령에 열거된 업종일 것, 그리고 대금을 외국환은행을 통해 받을 것입니다. 이번 글의 급소는 세 번째 요건입니다.
부가가치세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정한 영세율 인정 결제방법은 모두 외국환은행을 거친 외화 수취입니다. 외화를 직접 송금받아 외국환은행에서 매각하는 방법, 외화예금 계좌에 예치하고 외화입금증명서를 발급받는 방법, 국외에서 발급된 신용카드로 결제받는 방법 등이 열거되어 있습니다. 가상자산은 이 중 어디에도 들어맞지 않고, 외국환은행을 거치지 않으니 외화입금증명서를 발급받을 길도 없습니다.
따라서 한국에서 수행해 국외 고객에게 공급하는 이 유형의 용역에서 대금을 코인으로 받으면, 법령이 정한 결제·증명 요건을 갖추기 어렵습니다. 이때는 영세율이 인정되지 않아 공급가액 전액에 10%의 부가가치세가 매겨질 수 있습니다. 더 곤란한 대목은 상대가 국내사업장 없는 비거주자라, 그 10%를 따로 거래징수하기도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기도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 부담은 결국 공급자가 떠안습니다. 영세율이 부인되는 직접적인 이유는 코인이 외국환이 아니라는 사실 자체보다, 법령이 요구하는 외국환은행 경유 절차와 증빙을 갖출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다만 가상자산 결제를 정면으로 다룬 과세관청의 유권해석은 아직 충분히 쌓이지 않았습니다. 코인 수령분을 영세율로 처리하기 전에 개별 확인이 필요한 영역입니다.
대금의 일부만 코인이고 나머지는 외화로 받았다면, 영세율 여부는 공급가액 단위로 따지므로 코인으로 받은 부분만 문제가 됩니다. 거래 전체가 한꺼번에 과세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모든 경우가 그렇지는 않습니다. 갈림길은 용역을 어디서 수행했느냐입니다. 용역의 중요하고 본질적인 부분을 국외에서 수행했다면, 이는 국외제공용역(부가가치세법 제22조)에 해당해 대금을 무엇으로 받든 영세율이 적용됩니다. 국외제공용역에는 외화 수취 요건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때는 외화입금증명서 대신 용역제공계약서 사본으로 영세율 첨부서류를 갈음할 수 있습니다.
영세율을 잘못 적용하면 부담은 본세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과소신고가산세에 더해, 영세율 과세표준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은 데 따른 가산세(공급가액의 0.5%)가 별도로 붙습니다. 특히 과거에도 코인으로 받은 거래가 있었다면 지난 신고분의 수정신고와 추가 납부로 이어질 수 있으니, 이미 받은 건이 있는지부터 점검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해외 고객에게서 대금을 코인으로 받기로 하셨다면, 그 거래가 한국에서 수행하는 용역인지 국외에서 수행하는 용역인지부터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코인은 한번 받고 나면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판단이 애매하다면 입금 전에 전문가에게 문의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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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JH Kim, 한국공인회계사(KICPA)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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