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the FieldJuly 29, 2026

서명은 본사가 하니까 괜찮다는 말, 지금은 통하지 않습니다

영업은 하지 않고 계약서 서명도 전부 해외 본사가 합니다. 그래도 한국에 법인세 납세의무가 생길 수 있습니다. 세법은 서명한 장소가 아니라 협상을 누가 했는지를 봅니다.

"우리는 영업을 하지 않습니다. 계약서 서명도 전부 본사가 미국에서 하고요. 그런데 한국에 법인세를 낼 수도 있다는 게 무슨 말인가요?" 얼마 전 한국에 연락사무소를 열려던 해외 기관의 담당자가 이렇게 물어오셨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연락사무소로 신고했다는 사실만으로 과세 여부가 정해지지 않습니다. 세법은 간판이 아니라 한국에서 실제로 무엇을 하는지를 봅니다. 서명을 어디서 했느냐도 생각만큼 중요하지 않습니다.

은행에 낸 신고서와 세법의 판정은 별개입니다

연락사무소를 열려면 외국환은행에 설치신고를 합니다. 이때 영업활동은 하지 않겠다고 적고 수리를 받습니다. 여기까지는 외국환거래 절차입니다. 세법은 이 신고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한국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활동을 따로 판정합니다. 은행 절차는 문제없이 끝났는데 몇 년 뒤에 국내사업장이 있었다는 지적을 받는 일이 이래서 생깁니다.

세법이 허용하는 연락사무소 활동은 생각보다 좁습니다

법인세법은 광고, 선전, 정보의 수집과 제공, 시장조사, 그리고 이와 비슷한 활동만을 위해 쓰는 장소를 국내사업장에서 제외합니다. 무게가 실린 단어는 "만"입니다. 시장조사도 하지만 본사를 대신해 국내 거래처와 조건을 협의하기도 한다면, 그곳은 더 이상 예비적이거나 보조적인 활동만 하는 장소가 아닙니다.

자산을 단순히 구입하기만 하는 장소, 판매 목적이 아닌 자산을 저장하거나 보관만 하는 장소도 같은 예외에 들어갑니다. 어느 쪽이든 그 활동만 해야 합니다.

서명을 해외에서 해도 국내사업장은 생깁니다

가장 자주 듣는 말이 "계약서 서명은 본사가 하니까 괜찮다"입니다. 지금 조문은 그렇게 읽히지 않습니다. 계약을 체결할 권한이 없더라도, 국내에서 본사를 위해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반복해서 수행하고 본사가 그 계약의 중요사항을 바꾸지 않은 채 그대로 체결한다면, 그 사람이 있는 곳에 국내사업장을 둔 것으로 봅니다.

한국 직원이 상대를 찾아 조건을 조율하고 본사는 넘어온 안에 서명만 하는 구조라면 이 조항의 사정권 안입니다. 서명을 어디서 했는지가 아니라 협상의 실질을 누가 했는지를 봅니다.

활동을 나눠 담아도 마찬가지입니다

관계사끼리 활동을 쪼개는 방법도 막혀 있습니다. 같은 장소나 국내의 다른 장소에서 특수관계에 있는 법인이 사업을 하고 있고 두 활동이 서로 보완적이라면, 각각 떼어놓고 보면 예비적 활동이라도 예외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결합한 전체 활동을 놓고 판단합니다.

조세조약이 있으면 함께 봅니다

상대국과 조세조약이 있으면 그 조약의 고정사업장 조항도 같이 적용됩니다. 조약의 정의가 국내법보다 좁으면 조약이 우선합니다. 다만 조약마다 정의와 예외가 다르므로, 조약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안심하지 마시고 해당 조약의 고정사업장 조항을 직접 확인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국내사업장이 있는 것으로 판정되면 거기에 귀속되는 국내원천소득에 대해 법인세를 신고하고 납부할 의무가 생깁니다. 연락사무소라고 믿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지나간 사업연도까지 거슬러 정리해야 합니다.

연락사무소를 열기 전에 한국에서 할 일을 문장으로 적어 보시기 바랍니다. 정보를 모아 본사에 보내는 데서 끝나는지, 아니면 상대를 만나 조건을 조율하는 일이 들어가는지. 그 한 줄이 법인세 납세의무를 가릅니다. 경계에 걸친다고 느껴지면 설립 전에 전문가의 검토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법령 근거

법인세법 제94조 제1항·제2항: 국내에 사업의 전부 또는 일부를 수행하는 고정된 장소가 있으면 국내사업장으로 보며, 지점·사무소·영업소를 포함

법인세법 제94조 제3항 제2호: 계약을 체결할 권한이 없더라도 계약체결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반복 수행하는 자를 두고 사업을 경영하면 국내사업장 (본사가 계약의 중요사항을 변경하지 않고 체결하는 경우로 한정)

법인세법 제94조 제4항 제3호: 광고·선전, 정보의 수집 및 제공, 시장조사와 이와 유사한 활동만을 위해 사용하는 일정한 장소는 국내사업장에서 제외

법인세법 제94조 제5항: 특수관계가 있는 자의 활동과 상호 보완적으로 결합되어 전체적으로 예비적·보조적 성격을 벗어나면 위 제외가 적용되지 않음

법인세법 시행령 제133조: 국내사업장을 구성하는 대리인 등의 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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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JH Kim, 한국공인회계사(KICPA) · 2026년 7월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사안에 대한 세무·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세무 처리 결과는 개별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며, 본 글에 근거한 어떠한 행위에 대해서도 회계법인 윤은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실제 적용 전 반드시 자격 있는 전문가의 개별 검토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2026년 7월 기준이며, 이후 개정으로 내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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